우도
글 / 구경래
우도에는 논밭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정답은 논은 없고, 밭만 있다는 거예요. 그럼 밭에서 는 무엇을 심을까요? 여름엔 땅콩, 겨울엔 마늘, 보리맥을 심지요. 그렇다면 우도에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을까요? 조선 조정에서는 사람들이 섬에서 살지 못하도록 했으므로 우도에도 좀 늦게 사람이 살기 시작했지요. 기록을 보면 숙종 23년(1679) 나라에서 말을 기르는 목장을 만들면서부터 사람들이 오가기 시작했다가 헌종 10년(1844) 김석린 진사가 무리를 이끌고 우도에 들어가면서 다시 사람이 살게 되었다고 해요.
우도에는 우도팔경 곧, 우도에서 내세우는 빼어난 경치 여덟 곳이 있는데 그 곳을 따라 가다보면 섬을 한바퀴 돌 수 있으니 그렇게 떠나보자고요. 참, 우도는 해안선을 따라 바람을 막는 돌담이 빙 둘러쳐져 있으니 눈여겨보세요.
먼저 전포망도(前浦望島). 우도 앞쪽 종달리 바다에서 바라보는 우도를 말해요. 이곳에서 우도를 바라보면 마치 물위에 부드러운 연둣빛 소 한 마리가 누워 있는 듯 하지요. 배를 타고 우도로 가노라면 절로 보게 돼요.
하우목동항에서 배를 내렸으면 오른쪽 길로 들어서세요. 제비랑 노닐다 보면 어느덧 서빈백사(西濱白沙)를 만나게 돼요. 바로 여기가 동양에서 하나뿐이라는 산호관광지예요. 이 곳은 산호가 부서져 이루어진 하얀 모래사장이 있는데, 이름하여 산호사해수욕장! 눈이 부시도록 하얀 모래를 만져보세요. 푸석푸석한 게 정말 가볍지요? 마치 밥알을 뻥튀기한 듯 해요. 게다가 해수욕장 가장자리 곳곳에 짠물을 이겨내고 자라는 꽃이 있으니 자세히 살펴보세요. 그것도 지치면 땀도 많이 날 테니 그냥 바닷물로 뛰어들고요!
해수욕이 끝났으면 슬슬 우도항 등대 쪽으로 떠나볼 게요. 이번에 갈 곳은 천진관산(天津觀山)! 우도항 부두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이에요. 날씨가 맑은 날에는 한라산 아흔 아홉 봉우리가 우도의 푸른 바다와 어울려 빚어내는 그림이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올리게 하지요. 이곳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바다에 누런 용이 떠올라 꿈틀대며 다가오는 듯해요.
천진리 우도항 부두에는 우도해녀항일운동기념비가 있어요. 일본이 우리 나라를 빼앗았을 때 잠녀(해녀를 제주에서는 잠녀라 해요)들이 일본에 대든 운동을 기리기 위한 비예요. 여기서 후해석벽(後海石壁)이 있는 톳간이로 가다보면 돌배가 나와요. 돌배는 고인돌을 뜻하는데, 이 곳에 고인돌이 있다는 것은 이미 청동기 때부터 사람이 살고 있었음을 뜻해요.
드디어 후해석벽이에요. 보세요! 가로줄이 비스듬하게 뚜렷한 것이 곧 섬 전체가 바다로 와르르 빨려 들어갈 듯 하지요? 가운데 세로줄은 꼭 한 줄기 폭포 같고 말예요. 아래로 내려가 위를 올려다보세요. 정말 기막히지요?
주간명월(晝間明月). 우도섬 남쪽에 광대코지라 하는 기이한 암벽 밑에 가보면 파도가 만들어낸 동굴이 있어요. 이른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그 동굴로 가면 푸른 바다 위에 비친 햇살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 마치 하얗고 둥근 보름달이 서서히 떠오르는 듯 해요.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지요? 이 곳은 유람선으로만 둘러볼 수 있어요.
자, 이제 우도에서 가장 높은 우도봉(132m)으로 갈 거예요. 그곳이 바로 지두청사(地頭靑莎)예요. 푸른 바닷물과 넓은 풀밭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어요.
이번엔 우도봉 아랫마을 영일동의 검멀래 바닷가에 있는 콧구멍 동굴로 가 보자고요. 이곳이 바로 동안경굴(東岸鯨窟)이에요. 굴 속에 또 굴이 있는 이 곳은 썰물이 되어야 들어갈 수 있는데, 들어가는 구멍은 작지만 안에 있는 굴은 별세계로 온 듯 싶을 거예요. 또,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동굴음악회를 열었던 곳이기도 하고요.
이제 동안경굴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비양도란 아주 작은 섬을 만날 거예요. 이 섬에는 연대(봉화대)가 남아 있으니 둘러보세요. 어찌나 작은지 큰 태풍이 오면 등대만 빼곤 죄다 바닷물에 다 잠겨버릴 듯 한 섬이에요. 비양도를 나와 북쪽으로 가면 곧 하고수동해수욕장이 나와요.
자, 이제 남은 건 하나뿐이에요. 맞아요. 야항어범(夜航漁帆)이에요. 우도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한밤에 고깃잡이배가 불을 켜놓고 고기를 잡는 것을 볼 수 있어요. 특히 멸치잡이를 할 때는 수도 없이 많은 고깃배가 불을 밝히는데, 그 위로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면 우도 바닷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 우도의 먹을거리
- 우도횟집, 우도일번지 - 해물전골, 성게국, 매운탕
* 우도 일주
- 자전거는 시간에 따라 다른데 대개 5천원-7천원 하면 한바퀴 돌 수 있어요.
* 민박집
- 산호사해수욕장, 하고수동해수욕장, 비양도
* 유람선 - 배로 바다를 돌며 섬 둘레를 유람하는 것
* 도항선 - 바다를 거넌 섬에 닿는 배.
참, 그리고 우도를 둘러볼 때는 차를 배에다 실을 수도 있고, 우도에도 버스가 있지만 하루나 이틀 느긋하게 둘러볼 참이라면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이 으뜸이에요. 땀이 날라치면 해수욕장으로 뛰어들면 되고, 민박집이 많으니 잠자리도 불편하지 않을 테니까요.
* 우도 일주
하우목동항-산호사해수욕장-우도해녀항일운동기념비-고인돌-톳간이-우도봉-검멀레-비양도-하고수동해수욕장
우도항-우도해녀항일운동기념비-고인돌-톳간이-우도봉-검멀레-비양도-하고수동해수욕장-하우목동항-산호사해수욕장
* 심심풀이 문제
․우도에는 논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밭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섬 둘레 바닷가를 가다 보면 돌담이 많은데 이 돌담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산호사해수욕장에는 꽃이 피는 식물이 있는데, 짠물에서도 자라는 이 식물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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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여행기와 국내답사지 소개들은 여행으로 크는 아이들"굴렁쇠"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출처] 그 섬에 가고 싶다 - 우도 -|작성자 keca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