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야기

석모도

함께우리 2010. 10. 7. 13:17

* 이 글은 지난 2002년 5월 초에 어린이신문 굴렁쇠에 실은 글입니다. 그러므로 현지 사정이 지금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엄마랑 아빠랑 그 섬에 가고 싶어요 - 강화 석모도

 

 섬에서 맞이하는 노을은 아름답기 그지없어요. 그 가운데 석모도에서 바라보는 해짐은 감동 그대로예요. 석모도는 우리 나라에서 다섯 번 째로 큰 섬인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서쪽으로 10분만 더 가면 있는 작은 섬이에요. 석모도 석포리항에 내리면 먼저 거렁뱅이 갈매기가 반겨줄 거예요. 자기 힘으로 고기를 잡아먹지 않고 석모도를 찾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만 먹고산다고 붙여진 이름이지요. 가만히 살펴보세요. 갈매기란 녀석이 비쩍 말랐어요. 역시 사람이나 짐승이나 게으른 녀석은 어찌할 수 없나 봐요.

 

 이제 갈매기와 헤어져 어류정 항으로 가 볼까요? 보문사 쪽으로 5킬로미터(km)쯤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어류정이 나와요. 어류정은 해지는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티브이(TV) 드라마 ‘종이학’에 나오기도 했지요. 바다에 사는 사람들에게 고기는 중요한 먹을거리였어요. 그런 만큼 어류정항에도 바로 잡은 싱싱한 고기를 싸게 파는 포장마차가 많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주지요. 그리고 가까운 곳에 민머루 해수욕장과 삼량염전, 장구너머 포구가 있어요. 민머루 해수욕장은 물이 빠져나가면 엄청나게 넓은 갯벌이 확 드러나므로 갯벌 탐사를 하기엔 그저 그만이지요. 꽃삽과 갈고리(바지락을 캘 때 씀)가 없어도 숨구멍만 잘 찾으면 농게나 달랑게, 고동이나 소라, 조개는 쉽게 찾을 수 있어요. 그러니 갯벌 공부를 하려면 이 곳보다 더 나은 곳이 없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지요. 무엇보다도 이 곳 갯벌(천연기념물 제419호)은 자연 경관만 빼어난 게 아니라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가 사는 곳이기도 한만큼 우리가 소중히 잘 지켜야 해요. 또, 가까이에 염전도 있으므로 정말 좋은 곳이에요. 하지만 요즈음에는 안타깝게도 둘레 염전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고, 환경도 많이 망가지고 있어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에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보문사로 가볼까요? 보문사는 관음보살을 모신 절로 남해 보리암, 강릉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손꼽히는 관음절이에요. 그리고 전등사, 정수사와 더불어 강화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신라 선덕여왕 4년(635)에 금강산에서 온 회정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지요. 이 곳에서 들리는 새벽 바다의 파도소리, 눈썹바위의 마애관음보살상은 강화 8경으로 치고요, 보문사에서 바라보는 서해 노을 역시 기가 막히기로 이름나 있어요. 무엇보다 이 절에는 신라 때 바다에서 건져 올렸다는 돌나한상 스물 둘을 모신 석실과 바위 위에 사람 천이 앉아 설법을 들었다는 천인대가 있으니 잘 둘러보세요. 또, 600년이 넘은 향나무(인천광역시 지방기념물 제17호)를 비롯해 역시 600년쯤 된 은행나무, 300년쯤 된 느티나무도 있으니 좋은 공부가 될 거예요. 석실 옆 꽃밭에 있는 맷돌과 절구를 보면 그 옛날 보문사가 얼마나 많은 스님들이 공부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갈 걸요? 그리고 대웅전 옆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눈썹바위가 나오는데 바로 그 곳에 미암석불이라 일컫는 관음보살이 새겨져 있어요. 땀도 식힐 겸 차분히 마애석불을 살펴본 뒤 뒤를 돌아 바다를 바라보세요. 바닷바람을 맞으며 앉아있는 관음보살이 무척 편하게 느껴질 거예요.

 

 하룻밤 묵을 만큼 여유로우면 온천이 나는 곳에 가서 소금물이 섞인 온천물도 맛보세요.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보문사를 에워싸고 있는 해명산과 낙가산 산행도 즐기고요. 일주도로를 따라 가다 썰물 때만 맛볼 수 있는 해암약수도 들리고, 영화 시월애 촬영지로 알려진 하리 저수지도 가보세요. 하지만 밖으로 나들이를 할 때 많은 곳을 찾는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요? 하나를 보더라도 자기 느낌으로 보는 게 중요한 거예요. 그러니 너무 무리하게 여기저기 다니지 말고 그냥 서해 바다를 잘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자리잡고 느긋하게 살펴보세요. 아마 이 곳 자연과 갯벌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그대로 굳어 버릴 걸요?

 

☺ 이렇게 둘러보세요

 

☞ 1박 2일

첫째 날 : 석포항 - 어류정 - 민머루해수욕장 - 장구너머 포구 - 삼량염전 - 온천개발터

둘째 날 : 해명산 - 낙가산 - 보문사 - 마애석불좌상 - 해암약수 - 하리 저수지(영화 시월애 찰영지) - 석포항

 

☞ 하루

석포항 - 민머루 해수욕장과 갯벌 - 보문사와 마애석불좌상 - 석포항

 

☺ 찾아가는 길

 

☞ 차로 가려면 - 김포에서 48번 국도를 타고 강화대교를 건너 알림판을 따라 보문사(삼산) 쪽으로 가면 외포리 선착장이 나와요. 여기서 사람도, 차도 모두 배를 타고 석모도로 가는 거예요.

 

☞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 ① 서울 신촌 그랜드백화점 뒤쪽에 있는 터미널(02-324-0611)에서 강화로 가는 버스를 타요. 그리고 강화에서 다시 외포리 선착장까지 가서 배를 타면 돼요. ② 서울 1호선 영등포역 북쪽 문에서 여의도 쪽으로 200미터(m) 걸은 뒤 횡단보도 건너정류장에서 강화로 가는 버스를 타요. 나머지는 ①과 같아요.

* 철에 따라 마지막 배를 타는 때가 다르니 미리 알아보고 움직이세요.

*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도 괜찮아요.

 

☺ 그 밖

 

☞ 맛집 - 석모도는 새우와 벤뎅이(청어과의 작은 물고기), 순무가 이름난 곳이에요. 그리고 바닷가에서 짠물을 먹으며 자라는 함초라는 식물로 음식을 만드는 곳도 있으니 한 번 가보세요. (017-310-3980)

 

☞ 잠잘 곳 - 민박이 곳곳에 있으니 걱정을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주말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강화도에서 잠을 자야 해요. 예약은 강화군청 홈페이지에 가셔서 관광안내 → 숙박시설현황으로 들어가면 자세히 나와있어요.

 

☺ 더 알아보려면 : 강화군청 홈페이지 http://www.ganghwa.inche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