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상의학병원 - metro imaging
* 미국 병원 이야기 1 - metro imaging
미국으로 유학이나 해외취업을 나가면 대부분 들러야 하는 병원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영상의학과다. 영상의학과는 예전에 방사선과라 일컬어졌으나 요즘은 대개 영상의학과라 칭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종합병원이나 큰 의원에서 운영하는 영상의학과가 대부분이고, 따로 영상의학만을 독립시켜 운영하는 병의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영상의학과를 전문 진료과목과 함께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영상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도 요즘엔 적지 않게 생겨나는 추세지만.
그러나 미국에서는 우리와 달리 영상의학만을 따로 떼어내 병원으로 만든 경우가 있는데, 미주리주 세인투루이스의 East, West, South, North의 County마다 있는 Metro Imaging이 그 좋은 보기라 할 수 있다. 이 병원은 말 그대로 MRI나 X-Ray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당연히 영상의학을 전공한 의사와 간호사, 영상기사가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미국 회사에 취업하거나,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려면 한 번쯤 이런 병원을 가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한국에서 미국이나 선진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취업차 떠날 때면 으레 결핵검사를 받아 정상이라는 진단서를 보내도록 돼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국 현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찍은 결핵검사를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미국으로 떠난 외국인, 특히 아시아인은 반드시 결핵 감염 여부를 묻는 반응 주사를 맞은 뒤 이틀이 지난 다음 주사 맞은 부위의 부은 정도(대개는 10mm 이상)에 따라 지정된 병원에 가서 결핵감염여부를 다시 확인받아야 한다. 행여 결핵 판정이 나오면 골치 아픈 절차와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사전에 결핵 건강을 잘 다지는 게 좋다.
사실, 부은 정도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간호사도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간호사도 있으므로 이 부분은 작의적인 잣대가 없잖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원칙에 따라 적용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제도가 유독 아시아인에게 불만을 많이 산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주사약물에 대한 반응이 아시아인의 경우 대부분 감염여부를 의심받는 붓기가 동반되기 때문이란다. 그러므로 아무리 결핵에 대하여 건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시아인이라면 십중팔구 이 주사약물에 대한 반응이 과하게 나타나므로 병원으로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영상의학과에 갔다고 하자. 그러면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먼저, 결핵과 관련하여 의심 반응이 나타나면 학교나 기업에서는 지정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오도록 명령을 내린다. 그 때 서류를 한 장 주는데, 그 서류를 들고 병원에 가서 제출하면 결핵진단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핵 의심 판정을 받은 사람이 맨 처음 할 일은 발급된 서류에 소개돼 있는 병원의 주소와 지도를 보고 해당 병원을 찾아가는 거다. 병원은 대개 여러 곳을 소개해주므로 자기가 사는 곳에서 가깝거나, 편리한 곳을 찾아가면 된다.
병원에 도착하면 먼저 서류접수부터 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접수부에 접수를 하는 것과 똑같은 절차다. 수부 직원에게 서류를 접수시키고 일단 대기를 한다.
자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며 대기를 하는데, 대기 번호표가 없는 곳에서는 접수된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부르므로 대기실에서 자기 순서를 차분히 기다리면 된다. 사람이 많으면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사람이 적으면 대기 시간이 짧아지는 건 한국과 다를 게 없다.
자기 차례가 오면 먼저 환자 신상명세서부터 작성해야 한다. 수부 직원이 해당 환자에게 직접 와서 신상명세와 진료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하는 요령에 대하여 일러준 다음 그걸 작성해 다시 수부에 제출하면 된다. 주 내용은 환자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와 간단한 질문 몇 가지다. 그런데 이는, 확실히 우리와 다른 경우다. 우리는 처음 접수할 때 미리 신상명세를 접수하는 데 비해 미국 병원에서는 새로 작성하는 게 차이라 할 수 있다.
신상 겸 등록카드 작성이 끝나면 다시 대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 담당의사가 정해지고, 잠시 뒤 간호사 혹은 영상기사가 해당 환자를 데리러 나오고, 환자는 따라가면 된다. 의사는 우리처럼 저마다 따로 진료실을 갖고 있으며, 결핵검사처럼 흉부 X-Ray만 찍을 경우라면 대부분 영상기사가 안내한다.
우리는 고급 병의원이 아니라면 대부분 촬영실에서 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도록 돼 있으나 미국에서는 따로 1인 탈의실이 마련돼 있어 그곳에서 옷을 벗으면 된다. 역시 사생활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보호를 하는 전통이다. 흉부 X-Ray 촬영을 할 때 하의는 그대로 입고, 상의는 하나만 걸칠 수 있다. 상의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옷을 입어도 되고, 자기가 입고 온 옷을 입어도 된다. 단, 여성의 경우 브래지어는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벗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사진 촬영이 끝나면 기사는 촬영된 사진을 들고 의사에게로 가고, 환자는 대기한다. 우리의 경우 자기가 찍은 사진을 들고 담당 의사를 직접 만나 사진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듣지만 여기서는 영상기사가 환자 대신 사진을 들고 의사에게로 가서 결과를 듣고 온 다음 환자에게 들려준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직접 상담을 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끝난다.
결핵은 그 치료약이 잘 발달돼 있으므로 처방은 간단하다.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가서 처방약을 받으면 그만이다. 물론, 추후 검사를 계속 받아야 하지만. 그와 달리 결핵 감염 여부 판정에서 정상 진단이 나오면 그 진단 서류를 다시 접수부에 보여주고 병원 문을 나서면 끝이다. 물론, 학교나 기업에 통보를 하는 건 당연하고. 병원에서 곧바로 팩스나 이메일로 학교나 기업에 통보를 해 준다. 그러면 조사를 받은 다음 날에 어김없이 전화나 이메일로 학생이나 취업자에게 학교나 기업에서 연락이 온다. 진단 결과 정상이라고 나왔으니 필요하면 서류를 가져가라고. 뭐 서류를 한 장쯤 갖고 있는 게 좋다. 필요할 때마다 사진을 찍을 순 없으니 미국 진단 결과를 보여주면 되니까.
결핵 검사에 드는 값은 다른 의료행위도 그러하듯 한국에 비해 비싼 편이다. 50달러(2013년 3월 14일 현재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는 54달러)를 넘는 경우가 많으나 유학생이나 취업자의 경우엔 대부분 보험에 가입돼 있으므로 보험에서 처리해 주는 경우가 많다. 혹시라도 보험에 들지 않았다면 반드시 드는 게 좋으리라!
아무튼 미국 병원의 영상의학과. 아시아인에게는 달갑지 않은 곳임에 틀림없다. 허나 어쩌랴! 아시아인에게 결핵이 가장 많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