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쓰레기 1 - 두루마리 화장지와 두루마리 화장지 포장
미국생활 쓰레기 1 - 두루마리화장지와 두루마리화장지의 포장
미국에서 살다보면 한국에서와 달리 생활쓰레기 처리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우리처럼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아파트 월세나 관리비에 생활쓰레기 처리 비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우리랑 다른 것은 미국에서는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는 거다. 모든 쓰레기 처리는 쓰레기를 전문으로 처리하는 기업에서 담당하는데, 분리수거 또한 그들의 몫이다. 실제로 그들이 쓰레기를 모아 한 곳으로 모으는 현장에서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생활현장인 가정에서 밖으로 내보낼 때는 확실하게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 그건 식당이나 일반 점포, 사무실도 마찬가지다!
그건 그렇고 미국에 살면 왜 생활쓰레기가 넘쳐나는 걸까?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살 때보다는 확실히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는 거다. 왜 그럴까? 그건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 때문이다. 먹을거리를 비롯해 모든 생필용품, 생활용품은 철저히 비닐이나 상자로 포장되어 있다. 두 겹, 세 겹 포장은 기본이다. 심지어 대형마트에서 1주일동안 쓸 생활용품을 사면 물건을 담아주는 비닐봉지가 십 수 장에 이를 때도 있다. 그러니 쓰레기가 넘쳐날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두루마리화장지도 마찬가지다.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두루마리화장지가 여럿 들어있는 포장된 두루마리화장지를 사면 상품을 둘러싼 바깥 비닐봉지 안에 새로운 비닐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겉을 대포장으로 싼 비닐이 둘러싼다면 안은 여섯
개 단위로 포장된 소포장 비닐이 다시 나오는 거다. 이러한 조치는 두루마리화장지를 열 개 이상 많이 포장하면 한꺼번에 흘러내리거나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로 여겨진다. 생활의 편리를 가져오는 생각이어서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한다. 뭐 그것 말고도 또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러나 설령 그런 사정이 있다 치더라도 그런 포장방식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다. 비닐을 지구촌 환경 파괴의 주범 가운데 핵심으로 손꼽는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아무리 미국이 환경보전을 위한 갖가지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처럼 비닐공해를 마구 남발하는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엄청난 쓰레기를 유발하는 환경보다는 엄청난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향으로 소비자를 위한 생활용품이 나오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두루마리화장지의 경우엔 아예 처음부터 여섯 개짜리 소포장으로 판매하면 안 되었을까? 왜 대규모 소비에만 익숙하도록, 투자자의 이윤 확보에만 설명을 듣는데 길들여져야 하는 걸까? 아니면 소비자의 경우 좀 불편하면 안 되는 걸까? 불편을 감수하는 소비 양식이 결국 우리 지구를 살리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는데......
참고로 화장지의 질은 우리나라처럼 그 가격에 따라 다르다. 뭐 당연한 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