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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을 만끽한 뒤엔 달기약수에서 백숙을 !

함께우리 2010. 10. 19. 13:33

단풍을 만끽한 뒤엔 달기약수에서 백숙을 !

 

 말은 살찌고, 하늘은 높은 계절이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 저런 하늘을 볼 수 있는 이 나라가 그래서 나는 무한정 좋다.

 

 요즘 다들 단풍구경으로 발길이 분주하다. 지리산 둘레길은 몸살을 앓을 정도라 하니 이때쯤 사람 발길이 덜 닿는 곳으로 발걸음을 해보는 건 어떨까? 그런 곳으로 권할 만한 데가 바로 경북 청송 주왕산이다.

 

 식구들과 함께 무난히 산행을 즐길 수 있는데, 산행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트레킹으로 생각하면 된다. 제3폭포까지 다녀오는데 서너 시간쯤 걸리긴 하나 그냥 평지처럼 편안히 걸을 수 있으니.... 단풍이 고운 학소대까지는 더더욱 시간이 덜 걸리고.....

 

 그렇게 땀을 뺀 다음에는 근처에 있는 달기약수로 가서 허기진 배를 달래면 그저 그만.

 

 달기약수는 달리 달계약수라고도 하는데, 청송읍 가까운 곳에 자리한다. 달기약수는 ‘달이 뜨는 곳’이라 ‘달기골’이라 이름 지은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조선 철종 때 금부도사인 권성하가 수로공사 중에 바위틈에서 솟아오르는 약수를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상탕과 중탕, 하탕과 신탕이 있으며, 이렇게 알려진 곳 말고도 대여섯 곳이 더 있다 하나 길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상탕과 중탕, 하탕이라 하겠다. 눈에 띄는 팻말이 가득 하니까.....

 

 달기약수는 철분과 마그네슘, 칼슘과 칼륨 같은 미네랄이 대량 함유되어 있어 톡톡 쏘는 맛에다 철 냄새까지 진동해 처음 먹는 사람은 이 물맛에 치를 떨 정도이다. 허나, 일단 맛을 음미하면서부터는 그 맛에 빠져들게 될 만큼 중독성도 있다. 아무튼 그런 미네랄이 풍부해 예로부터 건강에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까닭에 이 약수 부근에는 닭과 오리, 오골계 백숙을 하는 집이 널려 있다. 이름난 몇 집이 있으나 오늘은 덜 알려져 있으나 숨은 맛집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영천 달기약수백숙집이다. 중탕에 있는 식당으로 겉은 허름하다.

 

 오리와 닭백숙이 있고, 맛은 둘 다 담백하니 괜찮다. 단, 미리 전화를 하고 가야 방목해 기른 닭과 오리를 미리 잡아 요리를 하므로 기다리는 시간을 덜 수 있다. 무턱대고 갔다간 한 시간쯤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지도 모른다.

 

 

 

* 사진 - 상차림은 보다시피 소박하다. 허나 고기 맛은 이름만 요란한 둘레 식당보단 낫다.  

 

 백숙은 닭과 오리 모두 달기약수를 기본으로 해서 황기와 대추, 엄나무와 두충, 녹두와 대추 같은 재료를 넣고 푹 달여 익힌 것으로 토종닭답게 쫀득하니 씹는 맛이 있으면서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그 뜨거운 놈을 주인아주머니가 손으로 쫙쫙 뜯어주는데, 그 뜯어준 고기 한 점을 입에 넣는 맛이 일품이다. 물론, 죽은 거의 무한정으로 나오므로 배를 두드릴 만큼 넉넉히 먹을 수 있다. 대개는 다 먹지 못하고 남기기 일쑤다. 맛이 좋아 애들도 곧잘 먹으므로 식구끼리 주왕산 단풍구경을 간다면 꼭 권하고 싶은 먹을거리다.

 

 

 

 

* 사진 - 찢어진 모습을 봐서는 맛이 영 별로인 듯 보이지만.... 실제 맛은 보기랑 다르다. 애들이 껍질까지 죄다 싹 다 먹어치운다.... ^^

 

 영천 달기약수 054) 873. 2387

 

* 참고로 집주인과 나는 전혀 상관없는 사이다. 몇 차례 들린 적이 있고, 다른 식당에 비해 이 집 맛이 내 입맛에는 맞기에 소개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