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행사
지난 4월 21일 일요일, 포레스토공원의 뮤니 그라운드에서는 2013년 지구의 날 행사가 수많은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풍성하게 열렸다. 이번 행사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자원 재활용’, ‘녹색음식나눔’, ‘지구의 날 실천’이 그것이다.
넓은 공원에서 몇 개 마당을 형성하여 지구의 날 행사를 여는 것은 우리랑 그리 차이가 없다. 못 쓰는 쓰레기를 예술품이나 생활용품으로 재활용하는 지혜를 체험하는 공간, 재활용과 과학을 응용한 공간, 공정무역으로 유통되는 상품 전시판매 공간, 태양광발전을 활용한 지붕 개량이나 생태정원조성을 보여주는 기업체 공간, 지구를 살리기 위한 공연 등이 열려 아이 손을 맞잡은 부모들로 북적거렸다.
차를 주차하기 위해 행사장 주변 거리와 주차장을 몇 바퀴나 돌아야 했으니 어느 정도 붐볐는지 짐작이 갈 거다. 그 복잡함 속에서도 붉은 양귀비 씨앗이랑, 재생손가방을 둘 챙겨왔으니 그 정도 고충은 충분히 보상받은 셈이다. ^^
당연 눈에 띄는 건 역시 공연과 먹을거리다. 이런 축제의 장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가수들과 밴드들. 그리고 그 앞에서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시민들. 그 자연스러움이 부러울 뿐이다.
공연장과 멀리 동떨어진 곳에는 식당가가 인기를 끈다. 지구의 날 행사답게 녹색 중심의 식단이다. 채식자를 위한 채식음식을 비롯해 갖가지 녹색음식을 선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뭐 대단한 게 있는 건 아니다. 샐러드가 많다는 것이고, 굳이 색다름을 꼽자면 멕시코나 이태리, 태국이나 인도처럼 몇몇 나라의 음식이 선을 보여 그 맛을 보려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는 거다.
아쉽게도 한국 음식은 보이지 않는다. 일본과 중국 음식도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없다. 우리나라 비빔밥 정도면 충분히 녹색음식에 당당히 낄 텐데......
아, 우리나라와 다른 점을 두 가지 볼 수 있었는데, 첫째, 재활용쓰레기 공간이다. 재활용쓰레기 상자를 여럿 둔 부스를 두어 곳 설치해 자원봉사자들이 그곳에서 쓰레기를 분류해 모으고 있었다. 우리는 행사장 여러 곳에 무인재활용쓰레기장을 마련해 두는데 비하여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수거를 하는 모습이 좋다.
이 점이 좋은 건 행사가 끝난 후 따로 청소를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우리의 경우 행사가 끝난 뒤 재활용쓰레기건, 일반 쓰레기건 그걸 치우느라 엄청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현장에서 곧장 이렇게 처리하니 그게 참 괜찮겠다 싶었다. 자원봉사자도 확보하면서, 행사장도 한결 깨끗하게 운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둘째, 음수대 설치다. 우리는 행사를 할 때 음수대를 행사장 곳곳에 설치해 둔다. 대부분 생수통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아니면 생수통을 정수기에 연결하는 거지만 이곳은 아예 작은 차량을 동원해 음수대 수도를 직접 공급한다는 게 다르다. 이건 반드시 우리보다 낫다곤 할 수 없지만 일단 물을 마음껏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좋다. 그 외 화장실은 임시화장실을 마련해 쓰고 있는데, 그거야 우리나라도 괜찮으니 큰 아쉬움은 없다.
아무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런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어떤 이는 행사 주최자로, 어떤 이는 자원봉사자로, 어떤 이는 행사 관람자로 참여하는데, 남녀노소 연령을 초월해 모두가 함께 즐긴다는 점이 괜찮았다. 우리도 남녀노소가 부지런히 참여는 하지만 대부분 동원형 참여자가 아니던가! 그게 좀 부러웠다.
참, 지구의 날 행사 전날에도 음악이 흐르는 저녁 시간이 있었다는데, 정보를 미리 구하지 못해 참가할 수가 없었다. 1인당 5불씩 지구를 살리는 기부금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좋은 일에 기부도 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생생하게 연주되는 현장에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부득불 다음 해로 미룰 수밖에......
특히, 아쉬움이 있다면 이곳에도 한인회가 있으나 한인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는 거다. 일요일이라 종교 활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탓도 있겠지만 이렇게 뜻 깊은 지구의 날 행사에 한인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는 건 무척 안타깝다.
참고로 세인트루이스의 지구의 날 행사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다음 인터넷 사이트로 접속하면 된다. http://www.stlouisearthday.org
지구의 날 역사
1969년 미국의 상원의원인 게이로드 넬슨이 주창하고, 그 이듬해인 1970년 4월 22일 당시 대학생이던 데니스 헤이스가 조직한 환경보호촉구 워싱턴 집회에 환경운동가를 비롯해 국회의원, 시민, 각 지역단체, 각급 학교 학생 등이 참가해 시위를 벌인 데서 비롯되었다. 그 때 미국 전역에서 2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지구의 날 행사에 참여해 미국에서는 이 날을 기려 해마다 4월 22일이면 미국 전역에서 지구의 날 행사를 다채롭게 열고 있다.
지구의 날 행사는 1980년대 들어 다른 나라에서도 기념하기 시작했다. 1990년에는 140개국에서 2억 명 이상이 행사에 참가했으며, 2002년에는 184개국에서 5천 여 단체가 참가하여 마침내 세계적인 기념일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시민단체의 주도로 1990년, 서울 남산에서 처음으로 지구의 날 행사가 열렸으며, 그 뒤로 ‘차 없는 거리’, ‘쓰레기재활용’ 행사처럼 여러 가지 환경문제를 주제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미국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에서도 1970년 제1회 지구의 날 행사 시위가 열렸으며, 현재와 같은 지구의 날 축제는 1989년 교사인 매트 딜러가 주최한 작은 모임에서 비롯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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